분류 전체보기104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Baka's Identity (현실감, 정체성, 리얼리즘) 신분증 한 장이 사고팔리는 세계. 이게 영화 속 이야기라고 넘기기엔, 화면에서 풍기는 공기가 너무 실제 같았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틀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어, 이거 다큐 아니야?"였는데,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못찾은 것일까요?한국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장 없는 현실감 — 이게 연기 맞나 싶은 순간들일반적으로 일본 범죄 영화라고 하면 야쿠자 특유의 과장된 몸짓과 선명한 문신, 고함치는 장면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제 경험상 2000년대 일본 드라마나 영화 특유의 오글거리는 과잉 연기에 질린 분이라면 이 작품은 체감이 꽤 다를 겁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10분도 안 돼서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이 영화의 분위기는 오히려.. 2026. 9. 19. 혼자 사는 사람들 (고독, 감정노동, 공승연) 혼자가 더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외롭지 않은 걸까요? 영화 을 보고 나서 저는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진아의 이야기인데, 어느 순간 그게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혼자라서 괜찮다고 되뇌면서도 사실은 아무것도 괜찮지 않은 사람들 — 그 간극을 이 영화는 너무 정확하게 찌릅니다. 왜 외로움을 다루면서, 타인과 관계를 무서워 하는 사람은 다루지 않는건지... 아쉬운 부분입니다.고독은 선택인가, 방어인가혼자가 편한 사람은 원래 그런 성향인 걸까요, 아니면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 저는 이 질문을 꽤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영화 속 주인공 진아는 점심시간에 후배가 합석을 청해도 슬쩍 자리를 피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TV를 켜놓은 채 잠이 듭니다. TV.. 2026. 9. 18. 딥워터 (비행기 추락, 수상 착륙, 식인상어) 비행기 타기 전날 밤, 괜히 사고 영상 찾아보다가 후회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그 찜찜한 기분으로 극장에 들어가서 딥워터를 봤는데, 첫 20분 만에 식은땀이 났습니다. 보조배터리 폭발로 태평양 한복판에 불시착하는 여객기, 그리고 그다음을 기다리는 식인상어. 두 가지 공포를 한 번에 때려 넣은 영화입니다. 상어 영화인데 상어가 별로 안나오는 슬픈 영화 보고있으면 걍 헛웃음나옴 비행기 추락, 보조배터리 하나가 257명을 바꿔놓다솔직히 처음에 설정이 너무 단순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보조배터리 폭발이라니. 그런데 알고 보면 이게 꽤 현실적인 공포입니다. 실제로 몇 해 전 김해공항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폭발로 항공기가 전소한 사건이 있었고, 국토교통부도 기내 리튬이온 배터리 반입 기준을 별도로 고시할.. 2026. 9. 17. 새벽의 황당한 저주 (풍자, 복선회수, 좀비코미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그냥 를 흉내 낸 B급 패러디물이겠거니 했거든요. 근데 막상 틀어보니 요즘 나오는 좀비영화들보다 완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2004년작 는 좀비 장르의 클리셰를 비틀면서도 영국 특유의 생활상을 날카롭게 풍자한 수작입니다. 벌써 20년 넘게 지난 영화라니... 개인적으로 좀비영화 1위 입니다좀비와 직장인, 대체 뭐가 다른가 — 일상 풍자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감탄한 장면은 도입부였습니다. 주인공 숀이 매일 같은 길로 편의점에 가고, 같은 술집 윈체스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같은 루틴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카메라는 그 동선과 똑같이 비틀비틀 걸어 다니는 좀비들을 비춥니다. 이거나 저거나 대체 뭐가 다르냐고 직접 묻는 장면인 거죠.이걸.. 2026. 9. 16. 다이 마이 러브 (산후우울증, 모성신화, 저출산)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로맨스 드라마로 알고 접근했습니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이라는 것만 보고 가볍게 볼 생각이었죠. 그런데 《케빈에 대하여》를 만든 린 램지 감독의 신작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그 기대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202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부문 상영 후 9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다이 마이 러브》는 결혼과 육아, 그리고 한 여자의 정체성 붕괴를 아주 날것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듯 아름다웠다 두시간 동안 침묵속에 숨 죽이고 본듯 합니다산후우울증, 단순한 감기가 아닙니다영화 속 주인공 그레이스는 시골로 이주한 뒤 급격히 무너집니다. 원래 작가였던 그녀의 삶이 어느 순간부터 잉크 대신 모유로 채워지게 됐다는 영화 속 표현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 2026. 9. 15. 양치기 영화 리뷰 (배경맥락, 심층분석, 실전교훈) 선의를 베풀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영화 를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비 오는 날 우산 하나 건네준 행동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 이 영화는 그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여줍니다. 거짓말하는건 나이먹어도 고쳐지지않지.. 학교나 회사나 거짓말하고 여론몰이하는 사람들 너무 많음.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믿어주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 입니다배경맥락: 선의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비가 쏟아지던 등굣길, 우산도 없이 젖어가는 아이에게 우산을 건네는 건 그냥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초등학교 담임 수연은 그렇게 요한이라는 아이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쉬는 날엔 남자친구 영우와 함께 보육원 봉사를 나.. 2026. 9. 14. 이전 1 2 3 4 5 6 7 8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