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8 디스클로저 데이 (로즈웰, 내부고발, 진실통제) 솔직히 말하면, 저는 예전에 외계인 음모론을 꽤 진지하게 받아들이던 사람이었습니다. 미국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등골이 서늘했죠. 그런데 지금은요? 대출 이자 갚는 날짜만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스필버그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 예고편을 보면서 그 옛날 감각이 잠깐 살아났다가, 또 금방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이 영화, 소재 자체는 압도적인데 그게 전부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좀 따져보기로 했습니다.로즈웰부터 79년, 이 영화가 고른 시작점《디스클로저 데이》의 예고편에는 클립보드 하나가 잠깐 등장하는데, 거기 적힌 숫자가 1947입니다. 1947년에 79를 더하면 2026년, 즉 영화가 개봉하는 바로 올해죠. 이 숫자가 가리키는 건 로즈웰 UFO 사건(Roswell UFO Inci.. 2026. 8. 21. Early to Rise (동면 오류, 밀폐 생존, SF 코미디) 우주선 안에서 92년을 살아야 한다면, 제일 먼저 무너지는 게 이성일까요, 아니면 체면일까요. 단편 SF 영화 Early to Rise를 보고 나서 제가 든 첫 생각은 "저게 공포영화인지 코미디인지 모르겠다"였습니다. 동면(hibernation) 장치 오류로 세 명만 깨어나고, 포드 밖으로는 나갈 수 없는 상황. 그 지옥도를 꽤 쉽고 웃기게 풀어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동면 오류 하나로 이렇게 된다고?이 영화의 설정은 단순합니다. 우주 광업 회사 소속 직원들이 장거리 항법(long-range navigation) 중 동면 상태로 이동하는데, 도착까지 92년이 남은 시점에 세 개의 포드에서만 생명 유지 조절 장치(metabolic regulator)가 고장 납니다. 여기서 생명 유지 조.. 2026. 8. 20. 더 타이탄 리뷰 (배경설정, DNA개조, 인류미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바타처럼 외계 종족이나 다른 행성 배경 SF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더 타이탄(2018)은 우주선을 타고 떠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DNA 자체를 뜯어고치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본 SF 중에서 전제부터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은 드물었는데, 그 불편함이 오히려 생각할 거리를 잔뜩 남겨줬습니다.2048년 지구, 이 배경설정이 진짜 무섭다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2048년 지구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자원 고갈이 극한으로 치달아 하늘은 잿빛이고 바다는 이미 생명을 잃은 상태입니다. 인류는 말 그대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과학자들이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곳이 토성의 위성 타이탄입니다.타이탄은 태양계 내에서 지구 다음으로 두꺼운 대기층을 가진 천.. 2026. 8. 19. 만델라 이펙트 (시뮬레이션 이론, 양자역학, 평행우주) 죽음 직전 기적처럼 살아난 경험, 혹시 단순한 운이 아닐 수도 있다면 어떨까요. 2019년 영화 《만델라 이펙트》는 딸을 잃은 아버지가 시뮬레이션 이론과 평행우주를 파고드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저는 이 영화를 보다가 전에 봤던 양자역학 다큐 한 장면이 갑자기 머릿속에 겹쳐졌습니다. 황당하다고 넘기기엔 묘하게 논리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거든요.시뮬레이션 이론 — 이 세계가 렌더링 된 것이라면영화는 처음부터 꽤 과감한 질문을 던집니다. 게임 개발자 출신인 주인공 브랜든은 딸 샘을 해변 사고로 잃고 나서, 자신이 경험하는 기억의 불일치들이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베렌스타인 베어라고 평생 알고 있던 동화책이 실은 베렌스테인 베어였다는 사실, 모노폴리 캐릭터에 외알눈이 없었다는 것. 이른바.. 2026. 8. 18. 모아나 실사화 (실사, 원작충실, 캐스팅) 디즈니 실사화 영화를 볼 때마다 솔직히 두근거림보다 불안이 먼저 오는 게 사실입니다. 그 불안이 틀리지 않았던 전례도 꽤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 모아나 실사화는 극장에서 나오면서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는 감상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원작 애니가 나온 지 약 10년 만에 돌아온 실사판, 과연 어땠을까요.왜 지금 모아나 실사화인가 — 개봉 배경과 맥락2017년 국내 개봉 당시 모아나는 디즈니의 5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 흥행 수익 약 17억 달러를 기록한 작품입니다(출처: Box Office Mojo). 그로부터 거의 10년 만에 실사화가 이뤄진 셈인데, 솔직히 저는 타이밍이 좀 이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실사화 작품들, 예컨대 라이온킹이나 알라딘은 원작과의 시간적 거리가 훨씬 길었으니까요.. 2026. 8. 17. Wild Summon 리뷰 (연어 관점, 생명 순환, 아카데미 단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연어 다큐멘터리로 아카데미 후보까지 갔다"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연어가 뭘 어떻게 한다고.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서 꽤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Wild Summon은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연어의 생애를 인간 형상의 캐릭터로 그려낸 이색 다큐멘터리 단편입니다. 단 몇 분짜리 영상이 이렇게까지 무거운 질문을 던질 줄은 몰랐습니다.연어의 관점 — 감정이입이 작동하는 이유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의인화(anthropomorphism)입니다. 여기서 의인화란 동물이나 자연물에 인간적 특성을 부여해 감정 반응을 유도하는 기법으로, 문학과 영화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Wild Summon은 이걸 훨씬 날.. 2026. 8. 16.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