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 리바운드 (실화, 안재홍, 장항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초반 20분 동안은 '이거 그냥 유쾌한 농구 코미디구나' 싶어서 살짝 긴장이 풀렸는데, 마지막 10분에서 눈물이 차오르는 걸 참느라 꽤 힘들었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는 실제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개봉 당시 관객 수 70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는 게 지금도 아쉬울 정도로, 저는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실화가 가진 힘 — 부산 중앙고 농구부 이야기제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실화라고?'였습니다. 한때 농구 명문이었던 부산 중앙고가 팀 해체 위기에 몰리고, 공익근무요원 신분의 25살짜리 코치가 팀을 맡아 전국 4강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는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습니다.부산 중앙고 농.. 2026. 7. 25. 바람과 모래 (역사적 배경, 우파분자 탄압, 기억의 의무) 3천 명이 끌려간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은 고작 300명.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영화 설정이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역사였습니다. 왕빈 감독의 영화 (2010)는 중국 정부의 허가도 없이 고비사막 현지에서 비밀 촬영되었고, 필름은 압수를 피해 유럽으로 밀반출됐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영화를 다시 떠올리니, 화면 속 고통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백화운동, 달콤한 함정의 역사적 배경1956년, 마오쩌둥은 백화운동(百花運動)이라는 정책을 선언합니다. 여기서 백화운동이란 "백 가지 꽃이 피어나게 하라"는 구호 아래 지식인들이 자유롭게 사상을 펼치고 체제를 비판해도 좋다고 허용한 정책입니다. 쉽게 말해,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며 "마음껏 말해도 된다"고 약속한 셈이었죠.그런데 제.. 2026. 7. 24. 함정 2015 (마동석 악역, 연기력, 실화 모티브) 마동석이 악역을 한다고 하면 믿어지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2015년 개봉작 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범죄 스릴러로, 마동석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해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동석이 이런 면도 있었나 싶어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마동석 악역, 처음 보고 든 생각마동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 주먹 한 방으로 악당을 날려버리는 형사, 아니면 의 마석도처럼 어딘가 코믹하고 든든한 아저씨 캐릭터. 제가 그 이미지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지, 에서 마동석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이상하리만치 불편했습니다.영화 속 마동석이 연기한 성철은 외딴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입니다. 처음엔 .. 2026. 7. 23. 나를 기억해 (촉법소년, 디지털성범죄, 법개정)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14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범죄자의 신분이 아니라, 그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촉법소년 제도 자체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영화 가 담은 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영화는 첫 데이트에서 음료에 수면제를 탄 남자친구에게 피해를 입은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 장면 자체보다 제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던 건 그 이후였습니다. 피해 영상이 지속적으로 유포되고, 14년이 지나서도 피해자 설인은 그 영상을 무기로 협박을 받습니다.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이 반복되는 구조죠.온라.. 2026. 7. 22.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카마티프라, 명예살인, 성착취) 인도 뭄바이의 집창촌 카마티프라(Kamathipura)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매매 집결지 중 하나로, 전성기에는 수만 명의 여성이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2022년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한 실화 기반 드라마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건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그 시대 인도 여성이 선택할 수 있었던 '생존의 논리' 자체였거든요.카마티프라, 그곳이 지옥이 된 이유영화는 강구바이라는 인물이 카마티프라에 팔려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좋은 집안 출신인 그녀는 뭄바이에서 발리우드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남자친구를 따라 상경했다가, 그 남자에게 전 재산을 빼앗기고 성매매 업소에 팔려갑니다.일반적으로 이런 영화를 보면 '왜 도망치.. 2026. 7. 21. 남자가 사랑할 때 (황정민, 신파극, 명작)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T 성향인 제가 영화를 보다 눈물을 흘린 건 손에 꼽는 일인데, 2014년작 는 그 몇 안 되는 경우 중 하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보고 불쌍해서 나오는 눈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거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며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는지, 그 마음이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는 작품입니다.황정민이라는 배우가 만든 온도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남자들이 울고 싶을 때 찾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 틀었는데, 처음 30분은 솔직히 '이게 그렇게 대단한가?' 싶었습니다. 시장 뒷골목에서 일수를 관리하는 거친 남자 한태일. 형 집에 얹혀살고, 말은 거칠고, 인상은 험합니다. 딱히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캐릭터였어요.그런데 황정민.. 2026. 7. 20. 이전 1 ···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