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6 오블리비언 (시각미, 복제인간, 포스트아포칼립스) 제작비 대비 두 배가 넘는 3,790억 원의 흥행 수익.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톰 크루즈 덕분이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13년 개봉한 SF 영화 오블리비언은 외계 침략 이후 황폐화된 지구를 배경으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오블리비언(Oblivion)이라는 제목이 '망각'을 뜻한다는 걸 알고 나면, 영화의 모든 장면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버려진 지구의 시각미 — 포스트아포칼립스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린 영화가 또 있을까요2077년, 외계 종족 스캐브(Scav)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지구는 이미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인류 대부분은 타이탄으로 이주했고, 지구에 남은 건 마지막 수자원을 관리하.. 2026. 10. 7. 세컨드 오리진 (아포칼립스, 생존 서사, 인류 재건) 인류가 멸망한 세상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둘뿐이라면, 그 선택은 과연 '사랑'일까요, 아니면 '의무'일까요. 스페인 SF 영화 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든 생각이 그것이었습니다. 카탈루냐의 황량한 풍경 위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블록버스터처럼 폭발하지 않으면서도 꽤 오래 머릿속에 남는 종류의 영화입니다.아포칼립스, 스펙터클이 아닌 정서로 접근한 방식이 영화가 여타 아포칼립스(apocalypse) 장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규모에 있지 않습니다. 아포칼립스란 문명의 전면적 붕괴와 종말을 다루는 서사 장르를 뜻하는데, 보통은 대형 폭발과 스펙터클로 그 절망감을 표현하려 합니다. 반면 은 그 반대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카탈루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늘에서 갑작스러운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세상은 .. 2026. 10. 1. '제3의눈' 시즌1 -17화 'The New Breed' (30년전 예언, 자율성 위험, 인류 진화) 30년 전에 이미 나노로봇을 인체에 삽입한다는 발상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1995년 미국 TV 시리즈 시즌1 17화 'The New Breed'가 바로 그 작품입니다. 요즘 AI 나노봇을 활용한 암 치료 연구 기사를 심심찮게 접하면서 이 에피소드가 떠올랐는데, 보면 볼수록 단순한 SF 이상의 경고처럼 읽혔습니다.30년 전 드라마가 예언한 나노봇의 세계어렸을 때부터 나노봇이라는 단어를 귀가 닳도록 들었습니다.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1995년에 이미 드라마 소재로 쓰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이 에피소드의 설정은 꽤 구체적입니다. 스티브 박사가 개발한 나노로봇(Nanorobot)은 인체 내부에서 원격 .. 2026. 9. 10. 더 캐니언 리뷰 (로맨스액션, 세계관, 안야테일러조이) 액션 영화라고 해서 틀었는데 절반 넘도록 로맨스가 나오면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 계실 겁니다. 저도 딱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은 "액션에 로맨스를 얹은 영화"라는 일반적인 소개와 달리, 직접 보고 나니 오히려 로맨스가 뼈대고 액션이 살점인 구조였습니다. 그 차이가 꽤 컸습니다. 신경써서 만든 티가 납니다.로맨스가 먼저다 — 장르 구조를 잘못 알고 봤습니다일반적으로 액션 영화에 로맨스가 들어간다고 하면, 총격전 사이사이에 키스 신 한두 번 끼워 넣는 구조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을 틀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중반부를 훌쩍 넘기도록 두 주인공 드라사와 리바이의 썸이 메인 서사를 끌고 갑니다.두 사람은 협곡을 사이에 두고 각자의 초소.. 2026. 8. 25. 오토마타 리뷰 (디스토피아, 각성, 공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제목만 보고 그냥 넘길 뻔했습니다. 뻔한 로봇 디스토피아물이겠거니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꽤 오랫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2014년작 오토마타(Automata)는 저예산이라는 한계를 뚫고 블레이드러너 급의 철학적 밀도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로봇의 각성, 인간과의 공존, 그리고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제가 느낀 그대로 정리해 봤습니다.디스토피아 세계관 — 익숙하지만 무게가 다르다영화의 배경은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지구 전체가 사막화된 근미래입니다. 전 인류의 99%가 사라진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필그림(Pilgrim)이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존해 최소한의 인프라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필그림이란 단순 노동 보조 목적.. 2026. 8. 22. 디스클로저 데이 (로즈웰, 내부고발, 진실통제) 솔직히 말하면, 저는 예전에 외계인 음모론을 꽤 진지하게 받아들이던 사람이었습니다. 미국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등골이 서늘했죠. 그런데 지금은요? 대출 이자 갚는 날짜만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스필버그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 예고편을 보면서 그 옛날 감각이 잠깐 살아났다가, 또 금방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이 영화, 소재 자체는 압도적인데 그게 전부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좀 따져보기로 했습니다.로즈웰부터 79년, 이 영화가 고른 시작점《디스클로저 데이》의 예고편에는 클립보드 하나가 잠깐 등장하는데, 거기 적힌 숫자가 1947입니다. 1947년에 79를 더하면 2026년, 즉 영화가 개봉하는 바로 올해죠. 이 숫자가 가리키는 건 로즈웰 UFO 사건(Roswell UFO Inci.. 2026. 8.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