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5 서브스턴스 (욕망, 자기혐오, 노화) 거울 앞에서 "그때 내가 제일 잘나갔는데"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물이 아닙니다. 《서브스턴스》는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스타가 한순간에 해고되면서 젊음을 되사려다 처참하게 무너지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처음 봤을 땐 그냥 기괴한 영화라고 넘겼는데, 두 번째 보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욕망이 설계한 함정 — 서브스턴스라는 선택영화의 핵심 장치는 '서브스턴스(Substance)'라는 물질입니다. 여기서 서브스턴스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젊고 더 나은 버전의 자신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분열 촉진 물질로, 원래의 나와 새로운 나가 일주일씩 번갈아 존재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육체가 두 개의 인격체로 쪼개지는 것이고, 둘은 하나의 몸을 공유합니다.주인.. 2026. 9. 28. 겟 아웃 리뷰 (사회비판, 코아글라, 공포연출) 귀신도 좀비도 없는데 이렇게 무서운 영화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제가 처음 겟 아웃을 봤을 때 처음 알았습니다. 2017년 조던 필 감독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미국 사회의 인종 구조를 정면으로 해부한 작품입니다. 보면 볼수록 숨겨진 장치들이 보여서 제 경우엔 세 번을 다시 봤습니다.백인 가정에 초대받은 흑인 남자, 그 불편함의 시작처음 영화를 보기 전, 저는 이걸 그냥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공포물이겠거니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종차별 영화라고 하면 노골적인 혐오나 폭력을 떠올리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봤을 때는 달랐습니다. 이 영화의 공포는 친절한 얼굴에서 출발합니다.흑인 사진작가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님 집을 방문합니다. 그 집은 겉으로는 완벽하게 .. 2026. 9. 11. 영화 눈동자 리뷰 (스토리, 개연성, 신민아) 영화 는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 작가가 동생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스릴러입니다. 2025년 6월 24일 개봉했고, 신민아가 쌍둥이 자매를 1인 2역으로 연기한다는 점 때문에 저도 기대를 잔뜩 품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아쉽습니다스토리 구조: 시간 레이스 설정은 좋았는데영화의 기본 설정 자체는 꽤 탄탄합니다. 주인공 서진은 유전성 망막 변성증(Hereditary Retinal Dystrophy)을 앓고 있습니다. 여기서 유전성 망막 변성증이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 이상으로 망막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질환을 말합니다. 시력이 점점 흐려지다가 결국 완전히 실명에 이르는 병이라, 서진이 시간에 쫓기며 .. 2026. 8. 29. 백룸 영화 리뷰 (배경, 공간미학, 트라우마 해석)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공포 영화를 기대했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머릿속이 한동안 멍해 있었습니다. A24가 20살 감독 케인 파슨스에게 《백룸》 연출을 맡겼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화제였지만, 제가 직접 보고 나니 그 선택이 왜 맞았는지 납득이 됐습니다. 공간이 주인공인 영화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습니다.16살 소년의 영상 한 편이 A24 영화가 되기까지2019년, 인터넷 커뮤니티 포챈(4chan)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텅 빈 노란 카펫 방, 형광등이 희미하게 윙거리는 그 사진에는 짧은 설명이 달려 있었습니다. "만약 현실의 벽을 잘못 통과해 버리면, 넌 거기 떨어지게 될 거야." 그게 백룸 도시 괴담의 시작이었습니다.이 이미지에 꽂힌 16살 소년 케인 파슨스는 직접 블렌더(3.. 2026. 8. 28. 영화 친범 (사이코패스, 선천성, 심리스릴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가 주는 공포라니, 처음엔 그냥 자극적인 소재겠거니 했는데 영화 친범을 알게 된 뒤로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y)를 다룬 한국 영화 중에서도 이 작품은 꽤 특이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아이가 주인공이고, 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무너짐이 중심이거든요.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라 양육, 유전, 그리고 사회가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보는지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입니다.선천적 사이코패스, 정말 타고나는 걸까요영화 속 소연이는 태어날 때부터 남다릅니다. 반려견을 던져 죽이고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친구를 물속에 밀어 넣으면서 시간을 재는 아이. 이걸 보면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은 "엄마도 정상은 아닌데?" 였습니다. 아이 혼자 이 지.. 2026. 7. 7. 이전 1 다음